1986년 개항해 국제무역항의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경기 평택항이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입 부동의 1위였던 울산항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국내 항만 중 처음으로 연간 자동차 수출입 100만대를 달성했다. 컨테이너 처리량도 신기록을 계속 경신 중이다.
20일 경기 평택시와 평택항만공사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평택항은 105만1,283대의 수출입 차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5만5,760대)과 비교해 약 39% 증가한 수치다. 자동차 100만대 처리는 울산항(2008년 100만5,000여대)에 이어 역대 두번째다.
평택항의 자동차 수출입은 2003년까지 40만~50만대 수준을 유지하다 2007년 65만568대, 2009년 65만9,649대, 지난해 94만7,363대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자동차 메이커별로는 기아자동차가 올해 10월까지 56만958대를 수출해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한 실적을 보였고 현대자동차 9만2,380대, 쌍용자동차는 3만5,029대를 수출해 각각 18%, 46% 수출량이 늘었다.
수입차는 8만9,220대, 환적차량은 26만7,166대로 집계됐다.
평택시 관계자는 “현 추세라면 올해 자동차 처리량은 120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평택항은 지난달 컨테이너 물동량도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한 5만1,824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기록했다. 2000년 컨테이너선이 첫 취항한 이래 월 최대실적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올 4월의 4만7,218TEU였다.
부산항과 울산항, 인천항 등 쟁쟁한 항만들에 가리고, 정부 지원도 인색했지만 평택항의 선전이 이어지는 것은 우수한 환경 덕분이다.
평택항은 서해 항만 중 유일하게 미주 및 유럽과 직항로가 연결돼 있다. 또 썰물 때에도 수심 14m가 유지돼 자동차전용 대형선박인 카캐리어선이 상시 입ㆍ출항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연안산업벨트와 최단거리이고,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망도 강점이다.
서정호 경기평택항만공사 사장은 “평택항은 우수한 입지 여건에다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최적지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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