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좌파 정권도 유럽을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의 희생양이 됐다.
AFP통신은 20일 "이날 실시된 스페인 총선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국민당(PP) 당수가 이끄는 야당이 집권 사회당을 누르고 7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21일 개표 결과 보수성향의 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스페인은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유럽에서 재정위기로 정권이 바뀐 5번째 국가가 된다.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이른바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정부가 모두 교체되는 셈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당의 지지율은 사회당에 15%포인트 정도 앞서 있어 집권이 확실시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국민당이 350석 중 최대 198석을 차지해 1982년 이후 스페인 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의석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우파정권으로의 회귀가 스페인의 재정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총선을 앞둔 17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발행 금리는 장중 한 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7%에 근접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앞서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도 국채 금리가 7%를 돌파한 뒤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를 의식한 듯 라호이 당수는 유럽연합(EU)이 제시한 긴축정책의 차질없는 이행을 약속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지출 삭감폭을 늘리고 금융시스템을 개혁해 지난해 9.3%를 기록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에 4.4%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현재 유럽 평균의 2배인 21.5%에 이른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45.8%로 유럽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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