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다시 만났다. 이날 저녁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갈라 만찬에서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 14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나흘만이며, 미 의회가 지난달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통과시킨 이후로는 세 번째가 된다.
두 정상의 연속적인 만남은 국내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두 정상은 이날 공연관람을 겸한 만찬 자리에서 조우했지만 한미 FTA와 관련해 의견을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동아시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정상들의 만찬 자리에서 한미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외교 관례에도 어긋난다"며 "대통령 내외가 통역과 수행원만 대동하고 참석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과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19일 열리는 EAS 정상 전원회의와 오찬, 자유토론 등에서 3차례 더 조우한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19일에도 두 정상이 별도로 회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예정에 없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의 개별 만남을 20분 간 가졌다. 원 총리는 "현재 진행되는 북미, 남북간 대화가 진전되기를 바라며 6자 회담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또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누사두아 컨벤션센터에서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갖고 내년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아세안 대표부 설치와 대사 파견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지난 3월 출범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 체제(CMIM)가 역내 금융위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선제적 메커니즘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는 "4대강 사업을 둘러 보고 홍수 대비와 수자원 관리의 경험을 얻기 위해 한국을 직접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한국 초청'으로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정상들과도 각각 짧은 만남을 갖고 양국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발리(인도네시아)=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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