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이번에는 중국을 찾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18일 "류 장관이 21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당ㆍ정 고위 인사들을 면담한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방중 기간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탕자쉬안(唐家璇)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자루이(王家瑞) 당 대외연락부장 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류 장관은 2~7일 미국을 방문해 빌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해 일리애나 로스-레티넌(공화당) 하원 외교위원장, 조 리버먼(무소속) 상원 국토안보위원장 등과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안 된 통일부 장관이 미국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 일이다. 실제로 통일부 장관의 방미는 2005년 12월 정동영 전 장관 이후 처음이고, 통일부 장관의 중국 방문도 2008년 12월 김하중 전 장관 이후 3년 만이다.
이에 대해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은 "통일 문제에선 남북 당사자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며 "통일 정책의 외연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류 장관이 중국에 이어 일본과 러시아도 방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류 장관의 주변 강국 방문과 관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류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에서 남북정상회담 추진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획기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지 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류 장관이 방중 기간 외교 분야의 중국 실무사령탑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이 국무위원과 면담하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류 장관이 이날 2011 민족통일 전국대회 격려사에서 "남과 북의 당국자가 마주앉아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고 상생과 공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점도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통일부 장관의 광폭 움직임이 외교부 장관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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