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의 경영진이 9월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자사주를 대거 처분해 거액을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안철수연구소 김홍선 대표이사는 지난달 14일 자신이 보유한 회사주식 중 절반을 팔았다. 매도가격은 주당 6만2,280원으로 총 1만주를 팔았다.
조모 상무는 지난 14일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행사해 4,500주를 주당 7,650원에 취득해 16일에 주당 8만2,322원에 모두 팔았다. 11배에 달하는 차익으로, 매도차익은 3억3,600만원이 넘는다.
또 다른 조모 상무는 10월11~12일 1,950주를 6만원대에 매각했다. 김모 상무는 보유주식 4,000주를 9월6일 주당 5만400원에 전부 팔아 2억원 이상을 확보했다.
안철수연구소는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나온 지난 9월2일부터 급등했다. 이후 박원순 변호사와의 후보단일화, 대선주자 부각 등 정치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급락과 급등을 되풀이했다.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이 회사 평균주가는 2만615원에 불과했지만 9월 이후 상한가를 수 차례 거듭하며 10월24일 1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현재 주가는 8만4,200원이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의 주가가 펀더멘털보다는 안 원장의 행보에 따라 크게 움직인 탓에 평가의 영역을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선 경영외적 요소에 의해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경영진이 시세차익을 챙겼다며 비판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경영진의 주식 처분에 대해 "경영진이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취득한 주식으로 매도에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개인의 선택인 만큼 회사서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주가상승으로 800억원대의 평가차익이 난 것으로 알려진 안철수연구소 2대 주주 원종호씨에 대해 지분공시의무 위반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규정상 상장사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투자자가 주식보유량에 변화가 생기면 5일 이내에 금감원에 보고해야 하는데, 그는 2009년3월 이후 추가 공시 내용이 없는 상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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