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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 계산만하는 수학은 재미없다…숫자 안에 숨겨진 흥미로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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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 계산만하는 수학은 재미없다…숫자 안에 숨겨진 흥미로운 세상

입력
2011.11.1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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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알렉스 벨로스 지음·김명남 옮김/까치글방 발행·488쪽·2만원

1970년대 영국의 한 치과의사가 진짜처럼 보이는 틀니를 만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봐도 허사였다. 답답해 하던 의사는 사람들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들을 가져다 자를 대고 치아의 크기를 재봤다. 그 결과 웃는 얼굴이 매력적인 사람들의 치아에서 공통점이 발견됐다. 정면에서 봤을 때 앞니가 바로 옆의 둘째 앞니보다 황금비만큼 크고, 둘째 앞니는 바로 옆 송곳니보다, 송곳니는 바로 옆 어금니보다 황금비만큼 컸다. 황금비는 1:1.618의 비율을 말한다.

이 의사는 사람들이 치아 배열을 이 비율에 맞춘 틀니를 끼면 진짜 이처럼 보이면서 완벽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를 논문으로 정리해 '치과보철학저널'에 발표했다. 80년대 초에는 두 치아의 크기가 황금비인지 아닌지를 쉽게 잴 수 있는 도구까지 만들었다.

<신기한 수학 나라의 알렉스> 의 저자 알렉스 벨로스는 이 괴짜 의사와 만나 나눈 대화를 회상하면서 황금비 이야기를 하나하나 풀어낸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황금비와 피보나치 수열의 묘한 관계에 다다르면 '이런 게 수학의 매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피보나치 수열은 전의 두 수를 더한 값으로 만들어가는 수열이다.

저자는 무작위로 두 수를 골라 피보나치 수열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4, 10, 14, 24, 38, 62, 100, 162, 262, 424 이렇게 말이다. 그리곤 앞뒤 항의 비(뒤 항 나누기 앞 항)를 계산했다. 2.5, 1.4, 1.714, 1.583, 1.632, 1.612, 1.620, 1.617, 1.618. 처음이 어떤 수로 시작하든 연속된 항들의 비는 결국 황금비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수학적 현상이 더없이 황홀하게 느껴진다고 감탄한다.

우리는 수학시간에 보통 계산부터 배운다.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며 수식의 답을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그렇게 시작하는 수학이 재미있을 리 없다. 수학의 매력을 깨닫기도 전에 흥미를 잃는 학생들이 많은 이유다. 이 책은 계산하는 수학을 소개하지 않는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이야기를 통해 그 안에 숨어 있는 수의 세상으로 안내한다.

많은 수학자들이 수학이 재미없지 않다는 걸 알리기 위해 수많은 대중서적을 썼다. 이 책이 지금까지 나온 수학 대중서적과 다른 점은 저자가 수학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학에서 수학과 철학을 공부하긴 했지만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서 일한 기자 출신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수와 수를 좋아하는 희한한 사람들을 만났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그 경험담이 이 책을 만들어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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