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민선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최원병(65ㆍ사진) 현 회장이 당선돼 연임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4년간 농협중앙회를 이끌며 사업구조 개편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18일 서울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 본사 대강당에서 전체 대의원 288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투표에서 최 회장은 191표(66.3%)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97표(33.7%)에 그친 김병원(58) 전남 나주 남평농협조합장을 눌렀다. 최 회장은 동지상고와 포항수산초급대학을 나온 MB맨이다. 농협중앙회 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조합원 수 245만명, 총자산 287조원, 계열사 22개를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여서 ‘농업계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최 회장은 당선 직후 “경제사업을 활성화해 농업이 발전하고 회원 조합이 더욱 윤택한 삶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07년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앞섰지만 2차 투표에서 4.6%포인트 뒤져 낙선했던 김병원 조합장은 또 다시 고배를 마셨다.
연임에 성공한 최 회장의 최대 과제는 난관에 봉착한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농협은 내년 3월부터 경제지주회사와 금융지주회사로 분리 운영된다. 이날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는 그간 농협 측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농협 지원금 확대안을 받아들여 정부안(4조원)보다 2조원 많은 6조원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업구조 개편은 급물살을 탈 듯하지만 안팎으로 걸림돌이 도사리고 있어 앞길이 순탄치만 않아 보인다.
우선 지원금 확대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절차가 남아있는 데다 지원방식도 직접 지원이 아니라 농협이 자금을 차입하면 이자를 보전해주는 형식이어서 농협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더욱이 최 회장이 수익 증대를 위해 추진 중인 상조ㆍ택배회사 설립 등은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관련 업계도 전국 읍ㆍ면 단위까지 조직을 가진 농협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면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과열 양상을 띠었던 이번 선거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농협 노조는 출마 90일 전에 농민신문사 사장직을 내놓지 않아 피선거권 자격 논란이 불거진 최 회장에 대해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대의원 조합장들의 무지에서 비롯된 결과”라며 “법원이 (최 회장의 자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때문에 분열된 내부 조직을 추슬러 통합하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