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의 국채수익률이 '마지노선'으로 간주됐던 7%를 넘어섰다. 7%는 스페인이 현재의 재정상태로 원리금을 감당할 수 있는 이율의 한계 수준으로 여겨져 왔다.
17일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스페인 국채 10년물 입찰에서 수익률은 7.09%까지 치솟았다. 당초 입찰 규모이던 40억유로를 채우지 못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이 없자 국채가격이 급락(금리 급등)한 것이다. 이는 14년만의 최고 수준 금리이자 1999년 유로존 출범 이후 스페인 국채의 최고 이율이다. 지난달 20일 경매 당시 수익률이 5.5%였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4주만에 이율이 1.59%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위험 수위까지 치솟은 것은 이탈리아의 영향 외에도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경제가 전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22%까지 치솟은 상태고, 스페인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웠던 적자 감축계획(GDP 대비 9.2%→6%)도 달성이 불투명하다.
이처럼 스페인 경제에 잇단 경고등이 들어오며 20일 실시되는 총선에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가 이끄는 사회노동당의 패배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외신들은 보수성향 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마리아노 라조이 국민당수가 차기 총리직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라조이는 공무원을 감원하고 공공조직을 축소하는 등 작은 정부를 지향해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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