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17일 한나라당의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와 관련,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창피하다는 사람도 없어 한심한 당으로 보인다"며 "다시 말해 문제의식이 없는 '웰빙당'인데 이제 고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나라당 인천시당 주최로 열린 '한국이 나아갈 길'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한 뒤 "빈부 간 양극화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한나라당이 먼저 이들의 등을 두들겨 주고 희망을 주려 노력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고치지 않으면 내년 선거는 해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남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사랑이 부족한 당"이라고도 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청춘콘서트란 형식으로 지방을 돌며 한 말은 '여러분 어렵죠. 서울의 스카이 대학(SKYㆍ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사람들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라는 내용이었다"며 "배고픔도 해결하지 못하고 희망을 못 보여 줬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위로는 해 줬다"고 말했다.
현재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선 "우리나라는 1997~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잘 극복했지만 이를 위해 경쟁만을 강조하다 보니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정 위원장의 강연이 끝나자 곳곳에서 반발성 질문이 터져 나오면서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시민단체가 정치에 참여하는 게 문제가 아니냐"고 따졌고, 정 위원장은 "정치권이 잘하면 시민사회가 나섰겠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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