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성희롱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강용석 의원(무소속)이 17일 KBS 개그콘서트의 인기 개그맨 최효종(26)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에게 집단모욕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풍자와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고, 자신의 재판 결과를 유리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맹비난했다.
강용석 의원 측은 이날 "최씨가 지난달 2일 개그콘서트 인기 코너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을 묘사한 부분이 국회의원을 모욕한다고 판단해 서울남부지검에 형사고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형법 제 311조는 모욕죄에 해당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씨는 당시 방송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 수뇌부와 친해져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2심 판결과 같이 모욕죄가 성립한다면 국회의원인 제가 개콘에서 국회의원을 풍자한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해도 죄가 된다는 것"이라며 "정말 최효종을 모욕죄로 고소라도 해볼까요...ㅋ"라고 게재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강 의원의 형사고소에 "자신이 유죄를 받은 집단모욕죄가 근거 없음을 강변하기 위한 쇼"(Saji*****), "국민들의 공분을 산 성희롱 발언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시원한 풍자가 같은가"(NIM******)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개콘의 서수민 PD도 "모든 사람이 개그로 받아들이는데 그분만 개그로 받아들이지 않는 데는 무슨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떤 말이 모욕죄에 걸릴지 몰라 말을 아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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