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의원이 있는 사람일수록 건강검진 이후 사후관리를 더 잘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만성질환자가 의원 한 곳을 정해 놓고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받도록 하는 선택의원제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우 교수는 최근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다음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단골의사를 맨 먼저 찾아가 진료 받은 환자는 의료서비스에 관한 만족도가 100점 만점에 77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64점)보다 높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단골의사는 환자의 체질, 가족력, 경제력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 원인을 더 정확히 알 수 있고 맞춤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의 만족도가 커진다는 설명이다.
백병원에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30~60대 15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단골의사, 단골의원이 있다는 사람은 각각 14%, 22%. 단골의료기관으로는 동네병원이 54%로 가장 많았다. 대학병원은 29%, 종합병원과 한의원은 각각 9%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단골의사가 있는 사람은 의료서비스 접근도가 높아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빠르게 대처할 있고 초기 증상이 없는 질병도 미리 발견해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골의사가 없다고 답한 사람 중에서도 71%가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단골의사에게서 먼저 진료받기 원한다고 답했다. 정부가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도입하려는 선택의원제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의료계는 1차 의료기관(동네병원)이 주로 내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에게 유리하다는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이 제도의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김 교수도 선택의원제 도입 취지에는 찬성하면서도 "이 제도 도입으로 피해 보는 의사가 없고 환자가 건강관리를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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