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때 전사한 국군 2명의 유해가 61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고 강태조 일병은 스물 두 살이던 1951년 4월 강원 인제 한석산 전투에서 숨졌다. 2009년 5월 유해를 수습한 뒤 1년여 간 애를 태우다 지난해 6월 감식단에 유전자를 제공한 강춘자(63)씨가 딸로 판명돼 마침내 가족을 찾았다. 강씨는 "아버지의 기일을 몰라 막연히 6월25일에 제사를 지내왔다"며 "아버지의 이별노래를 평생 잊지 못하고 제게 들려준 어머니의 한이 이제서야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일병은 입대 당시 갓 결혼한 상태로, 아내와 뱃속의 아이를 남겨둔 채 장남인 형을 대신해 전장으로 떠나며 이별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고 김영석 일병은 51년 9월 강원 평창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6월 인식표와 함께 유해가 발굴돼 DNA 검사로 아들 인태(63) 씨를 찾았다. 아들 김씨는 "어릴 적 군복 입은 아버지 사진을 늘 품에 간직하고 다녔다"며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장 반겼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17일 강씨와 김씨가 살고 있는 지역의 부대장과 유해발굴감식단장이 두 가정을 방문해 장관 명의의 신원확인 통지서와 유품, 관을 덮었던 태극기 등을 전달했다. 전사자 유해는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2000년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이 시작된 이후 6,000여 구의 유해가 발견됐다. 이 중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간 유해는 68구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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