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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처럼의 남북훈풍 대화로 이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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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처럼의 남북훈풍 대화로 이어가길

입력
2011.11.17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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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유화 제스처가 이어지고 있다. 관영매체를 통한 이명박 대통령 비방 자제는 벌써 오래 됐다. 1, 2차 남북 비핵화 회담에 응한 데 그치지 않고 전직 국가 수반 모임인 엘더스 그룹 등을 중간에 내세워 고위급 대화를 타진하는 시도도 집요하다. 올해 11월까지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지난해에 비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달 말 북한주민 21명이 탄 목선이 서해상으로 남하했는데도 북측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되도록 남측과의 긴장을 피하고 대남관계를 개선해보려는 몸짓들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류우익 통일부장관 취임 이후 정부의 대북정책이 상당한 폭으로 유연해진 것에 대한 호응일 가능성이 높다. 류 장관은 어제 열린 한독통일자문위원회 출범식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괴롭히거나 체제를 붕괴시킬 의도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개성공단 활성화 조치, 겨레말 큰사전 편찬 실무진 방북 허용 등 민간 방북 확대, 전방 군부대의 대북 전단 살포 중단 등의 조치가 류장관 취임 후 이뤄졌다. 5ㆍ24조치로 중단된 협력사업이 대부분 재개된 셈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격식 인민군 4군단장의 교체설이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천안함ㆍ연평도 사건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요구해왔고, 김격식 교체는 이에 부응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물론 김격식이 총참모부로 영전해 갔다는 분석도 있어 속단은 금물이다.

북핵 문제, 대남도발 재발 방지 등 근본적인 사안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간에 오가는 유화적 몸짓은 겨울이 오기 전에 잠시 나타나는 소춘(小春)과도 같은 현상일 수 있다. 엊그제는 북측이 영변에 짓고 있는 실험용 경수로의 외벽공사가 마무리 단계임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주변을 맴도는 느슨한 접근으로는 전면적인 국면 전화의 돌파구를 열기 어렵다. 모처럼의 남북간 훈풍기류에 머물지 말고 치밀한 구상 아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해가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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