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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잘 끓이고 말리고 버리고 3원칙만 지키면 가습기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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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잘 끓이고 말리고 버리고 3원칙만 지키면 가습기 '안전'

입력
2011.11.17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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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원인불명의 폐질환 사망이 가습기 살균제의 독성 물질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가습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6개 제품에 대해 강제수거 명령을 내린데다 모든 가습기 살균제를 의약외품으로 지정ㆍ관리하기로 하자, '살균제 공포'가 가습기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져가고 있다. 날씨는 점점 더 차고 건조해지는데 특히 주부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임산부나 영유아가 있는 집에선 고민이 더하다.

전문가들은 가습기 없이 건조한 공기를 견디기보다는 가습기를 잘 관리해 쓰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폐질환의 원인은 가습기 살균제이지 가습기 자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끓이기 말리기 버리기

가습기는 살균제를 쓰지 않고 그냥 물만 넣어 사용하면 폐를 손상시킬 염려가 없다. 물론 살균제를 쓰지 않는 대신 위생상태를 잘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끓이고' '말리고' '버리는' 3가지 기본 원칙만 지켜도 큰 문제 없이 가습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가습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물이다. 살균을 위해 반드시 한번 끓여서 식힌 물이나 정수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씻을 때도 세제 없이 이런 물만 쓰는 게 좋다. 세제를 사용할 경우 가습기에서 나오는 수증기에 미량의 세제 성분이 섞여 호흡기에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끓였다 식힌 물을 가습기에 조금 채운 다음 뚜껑을 닫고 세게 흔들어 헹구고, 스펀지나 브러시 등으로 구석구석 닦아내면 된다. 씻은 다음에는 반드시 완전히 건조시켜야 한다. 가습기는 특성상 늘 젖어 있을 수밖에 없어 미생물이 번식하기 딱 좋다. 기왕 말리는 김에 직사광선에 내놓으면 살균효과도 볼 수 있다.

물은 하루가 지나면 버리고 새 물을 채워 써야 한다. 하루 사이에도 쉽게 세균이 번식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습기 속 물은 움직이지 않고 계속 고여있어 세균이나 곰팡이가 생기기가 더욱 쉽다. 마시는 생수도 뚜껑을 연 뒤 하루 이틀 지나면 버려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실내 습도 50% 유지

코가 유달리 예민하거나 비염, 축농증 같은 코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맘때만 되면 괴롭다.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지 않으면 콧물이 나거나 코가 막히는 등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 건조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콧속 점막이 마르면 이물질을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도 쉽다.

콧속 점막은 하루에 약 1ℓ의 수분을 발산한다. 숨을 쉬면서 외부에서 콧속으로 들어온 공기에 이 수분을 더해 습도를 75~80%로 높여 폐로 보낸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이용배 원장은 "이 같은 코의 본래 기능이 원활한 외부 공기의 습도는 50~60%"라며 "실내 습도를 이 정도로 유지하는 게 코 건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가습기를 온종일 틀어둘 필요는 없다.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쓰면 습도가 지나치게 높아져 수분이 이불이나 카펫, 벽지 등으로 스며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습기가 되레 집먼지진드기 같은 미생물 증식을 부추기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틀었다 껐다 하면서 환기를 자주 시켜야 한다. 또 가습기에서 나오는 수분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가습기를 가급적 멀리 두는 게 좋다.

수건으로 만드는 간이가습기

실내습도를 유지하는데 사실 가습기만큼 편리한 게 없다. 이들 사용법만 지켜 쓰면 효과적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만약 가습기 관리를 철저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다른 방법으로도 어느 정도 습도 유지는 가능하다.

물을 적셔 짠 수건을 널어 놓거나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는 방법도 좋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간이가습기'를 만들 수도 있다. 옷걸이에 수건 한 쪽을 빨래집게로 고정시켜 건 다음 길게 늘어뜨려 다른 한 쪽을 물을 채운 대야에 담가두는 것이다. 수건이 마르면서 계속 대야 속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일정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마저도 손이 많이 간다면 잎이 넓은 식물을 사다 실내에 둬도 도움이 된다. 뿌리에서 빨아올린 수분을 잎으로 배출하는 식물의 증산작용은 온도가 높거나 바람이 불거나 건조할수록 잘 일어난다. 겨울철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에선 식물의 이 같은 증산작용이 더 활발해지게 된다. 하지만 이 원장은 "식물만으로 실내습도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조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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