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강경파와 온건파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하면서 갈등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먼저 강경파 의원들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선(先)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폐기 후(後) 비준'이란 기존 당론을 재확인하기 위해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즉시 ISD 폐기 여부에 대한 한미간 협상을 시작한다는 약속만 있으면 물리적 저지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절충안에 동조하고 있는 45명의 협상파 의원들의 세 확산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 정범구 의원 등 13명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으로 민주당이 기존 당론을 바꿀 이유가 없고, 10+2 재재협상과 '선 ISD 폐기, 후 비준'이란 당론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김진표 원내대표에게 46명 의원의 서명이 담긴 문건을 전달했다.
정범구 의원은 "기존 당론을 확인해 보자는 차원에서 서명을 받았고, 당내 분열로 비칠 소지가 있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협상파를 주도하는 김성곤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이 수용할 수 있는 문건만 갖고 오면 당론을 바꿀 수 있다"며 "좀 더 인내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협상파 의원들은 강경파가 FTA 논의를 주도하던 분위기가 전날 의총에서 강경파와 협상파의 주장이 5 대 5로 바뀐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의원이 총 87명인데 강경파 쪽에서는 46명의 서명을 받았고, 협상파는 45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고 하고 있다"며 "ISD 폐기는 찬성하나 물리적 저지는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양쪽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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