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주식을 3년간 꾸준히 사 모은 개인투자자가 최근 주가 급등으로 800억원 이상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개인투자가 원종호씨는 9월26일 기준으로 안철수연구소 주식 108만8,994주(10.8%)를 보유 중이다. 17일 종가(9만5,800원)를 적용하면 원씨의 주식 평가액은 1,072억원에 이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지분율이 37.1%이고 이 회사의 자사주 비율이 13.9%인 점을 감안하면 원씨가 사실상 2대 주주인 셈이다.
원씨의 장기 투자는 2008년 2월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주식 51만여주를 처음 매수한 뒤 지금껏 수십 차례에 걸쳐 지분을 늘려왔다.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가 안 원장의 이름값만으로 과잉 상승하는 상황이지만, 원씨는 단타 매매 대신 장기 투자를 선택했다 뜻하지 않게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지난 9월 이후 안 원장이 대권주자로 부상하면서 원씨는 이 회사 주가 급등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2008년 2월 말 이후 올해 8월 말까지 안철수연구소의 평균주가는 1만6,500원인데, 이 액수로 원씨의 투자금액을 추정하면 약 180억원 정도다. 그런데 최근 회사 주가가 10만원에 육박하면서 그의 자산은 8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공시에서 원씨는 '1972년생으로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거주하고 있는 투자자'라고 나와 있을 뿐이다. 회사 측도 "원씨는 회사와는 무관한 인물로 주주총회에 참석한 적이 없어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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