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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대박? 알고보니 청년 중년여성 알바 허드렛일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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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대박? 알고보니 청년 중년여성 알바 허드렛일 늘었다

입력
2011.11.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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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일자리 수는 50만1,000개가 늘었다. 1년6개월 만에 최대치다. 올 들어 10월까지 월 평균 증가규모도 40만7,000개로,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자리 사정이 나빠지기 전인 2007년 1분기~2008년2분기 평균(25만개)보다 훨씬 높다. 일자리는 분명히 크게 늘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를 “고용대박”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50만1,000개’라는 외형상 숫자 뒤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우선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가사나 공부에 힘써야 할 30~40대 주부와 20대 청년층이 대거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아 나선 탓이 크다. 여기에 노후가 불안한 50~60대 남녀는 각각 생계형 자영업이나 음식점 보조 등으로 생활전선에 다시 나서고 있다. 일자리 숫자는 크게 늘었지만 1인당 실제 일한 시간의 총량은 오히려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가 지금보다 나빠지면 이 같은 고용 거품은 금세 꺼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이례적으로 많이 늘어난 일자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발표한 ‘노동공급을 중심으로 살펴 본 최근 고용증가세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의 고용 증가세가 “이례적으로 높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이나 소비증가 같은 ‘수요’에 따라 자연스레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KDI는 올 들어 일자리가 수요보다 월 평균 13만개씩 더 늘어난 것으로 평가했다.

나머지는 공급 증가가 채웠다. 쉽게 말해, 예전보다 일자리를 구하러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실제 금융위기 전과 비교해 최근(작년~올해) 일자리는 월 평균 14만개 가량 늘었는데, 이 가운데 9만2,000개가 경제활동참가율 증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의 자녀와 아내까지 생활전선으로

KDI는 공급 증가의 주력부대로 ▦15~29세 청년층 ▦30~54세 여성층 ▦55세 이상 고령층을 지목했다. ‘취업자=가장’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던 금융위기 전과는 반대로, 최근엔 가구주(가장)가 아닌 취업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청년층(15~29세) 남성과 중년층(30~54세) 여성이 증가세를 주도, 이들 계층의 취업자 수가 금융위기 전보다 각각 7만7,000명, 5만3,000명 급증했다.

KDI는 “가구주 외에 부가소득자의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추측된다”고 분석했다. 가구당 소득이 줄어들자 가장의 자녀나 아내까지 생활전선에 나섰다는 의미다. 편의점이나 음식점 아르바이트가 대부분인 청년층 남성 일자리와 달리 그나마 중년층 여성들은 ‘상용직’ 일자리가 많았다. 하지만 KDI는 이 역시 “상용직 일자리를 늘려야 기업에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을 주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단기적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55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가 많이 늘어난 데는 우선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금융위기 전보다 생산가능인구가 오히려 줄어든 50대 이하 계층에 비해 55세 이상은 24만명이나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대부분 서비스업(여성), 건설업(남성)에 몰리면서 고용의 질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

55세 이상 남성 자영업자도 금융위기 전보다 3만명 이상 늘면서 경기둔화에 따른 충격 우려를 높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은 “대표적인 자영업종인 도소매ㆍ운수업에서만 지난달 신규 취업자가 20만명 늘었다”며 “50대 이상 구직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종에 대거 몰리고 있지만 경기가 둔화할 경우 1차적으로 구조조정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쁜 일자리만 늘어 논란 가열

부쩍 늘어난 일자리의 양과 기대에 못 미치는 질을 놓고 논란도 분분하다. 정부는 ‘파트타임 등 질 낮은 일자리만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번듯한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짧게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KDI 황수경 연구위원은 “파트타임이 부쩍 늘면서 일자리 수는 급증했어도 1인당 실제 일한 시간은 최근 2개월 새 오히려 줄고 있다”며 “실질적인 고용량은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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