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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생들 청소노동자 응원 서명운동/ "패륜녀 사건 반성…아저씨 아줌마 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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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생들 청소노동자 응원 서명운동/ "패륜녀 사건 반성…아저씨 아줌마 돕자"

입력
2011.11.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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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학생에게 어머니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마자 경희대는 폭탄을 맞았다. 이 글은 한 경희대 학생이 여자화장실에서 청소를 하던 자신의 어머니에게 우유갑을 치우라며 반말과 욕설을 섞어 모욕을 줬다는 내용이었다.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지난해 5월 있었던 이른바 '경희대 패륜녀 사건'이다.

그런데 올해 경희대에 대반전이 일어났다.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를 돕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16일 낮 12시 회기캠퍼스 청운관에서는 '청소노동자를 응원하는 10만 송이 장미' 서명운동이 한창이었다.

이 서명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경희대 학술소모임 '아프락사스'의 회원 허현재(언론정보학과 3학년)씨는 "그 사건으로 우리 주변의 청소노동자들을 돌아보게 됐다"며 "올 초 홍익대 청소노조 투쟁을 보면서 우리 학교의 청소노동자 돕기 서명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 박재형(경제학과 2학년)씨는 "직접 강의실을 돌아다니며 서명을 받았는데 '힘내라. 응원한다'는 학우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소개했다.

허씨를 비롯한 아프락사스 회원들은 지난 4월부터 직접 청소노동자 실태 조사에 나섰다. 경희대 역시 홍익대 못지 않게 열악한 노동 환경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교지 '고황'과 총학생회, 한국대학생문화연대 등도 힘을 모아 아예 '경희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공동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마침내 지난 6월 경희대 청소노조가 출범했다. 꽉 막히고 썰렁하던 청소노동자 휴게실에는 당장 창문이 나고, 냉온풍기시설이 설치됐다. 백영란 청소노조 분회장은 "학교나 용역업체와 교섭할 때 학생들이 함께 해줘 큰 힘을 받았다"며 "학생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고마워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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