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KT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수 있던 원동력은 쉴 새 없이 뛰는 주전들의 체력에 있었다. KT는 원주 동부에 못지 않는 짠물 수비를 바탕으로 조직력 농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가 없었다면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조성민(28)이었다. 조성민은 확률 높은 3점슛과 과감한 골밑슛을 앞세워 하위권에 머물던 KT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또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에는 신동파-이충희-허재의 뒤를 잇는 유력한 '슛쟁이'로 꼽혔으며, 패스 능력도 수준급이었다.
조성민이 결정적인 3점슛과 어시스트로 KT를 단독 2위로 이끌었다. KT는 1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76-59로 완승, 동부에 이어 두 번째로 시즌 10승(5패) 고지에 올랐다. 조성민은 비록 10점 밖에 넣지 못했지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외곽슛을 터뜨렸고 6어시스트 4리바운드 등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조성민이 기록한 6어시스트는 양 팀 최다다. 포인트가드가 아닌 조성민은 자신에게 수비가 집중될 때 동료에게 공을 빼줬다. 기록상으로 30점 21리바운드를 잡아낸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이날의 일등공신이지만 전창진 감독은 조성민의 팀플레이에 높은 점수를 줬다.
KT는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1쿼터 중반 전자랜드의 공격 범실을 유도한 뒤 조성민이 3점슛을 꽂아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로드의 덩크슛과 골밑 공격이 이어지며 1쿼터를 23-13으로 가져갔다.
2쿼터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조성민이 골밑슛과 스틸, 3점슛으로 전자랜드의 수비를 붕괴시켰고 로드가 착실하게 득점을 쌓았다. 로드는 전반에만 17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 KT는 44-25로 여유있게 2쿼터를 마쳤다. 후반에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KT는 결국 전자랜드를 가볍게 꺾고 단독 2위로 점프했다.
울산에서는 SK가 모비스를 80-73으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효범이 3점슛 5개를 포함해 21점으로 에이스의 몫을 했고, 존슨이 28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마침내 5할 승률(7승7패) 고지에 올라섰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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