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사실을 밝힌 뒤에도 미국 여자대학농구 감독직을 놓지 않은 팻 서미트(59) 테네시대 감독이 미 스포츠 아카데미에서 주는 격려상을 받았다.
AP통신 등은 16일(현지시간) 서미트 감독이 미 비영리 스포츠교육기관 스포츠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밀드레드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 격려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골프 역사상 세계 최초로 남자 대회에 출전해 컷을 통과한 여성 골퍼 베이브 자하리아스의 이름을 딴 이 상은 해마다 스포츠 분야에서 역경을 극복한 개인에게 수여된다. 1999년 고환암을 이겨낸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 등이 역대 수상자다.
서미트 감독은 74년 테네시대 여자농구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 37년 동안 감독직을 수행하며 8번이나 내셔널 챔피언에 올려 놓았다. 2009년 미국 대학농구 사령탑으로는 최초로 개인 통산 1,000승을 돌파해 '미 여자농구의 전설적인 감독', '명장'으로 불린다. 앞서 2006년엔 테네시대와 6년간 평균 연봉 130만 달러에 계약해 미국 여자농구 사상 처음으로 감독 연봉 100만 달러 시대를 연 장본인이기도 하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0~2011 시즌 들어 경기 도중 중요한 순간에 깜박하거나, 예정된 회의를 기억하느라 애를 먹는 일이 생기는 등의 증세를 보였다. 치매였다. 그는 8월 치매 초기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투병과 함께 감독직을 수행해 9번째 전국 우승을 이루겠다는 의지도 밝혔는데, 테네시대는 이를 존중해 팀을 계속 맡겼다.
서미트 감독은 자신의 치매는 가족력이며 친할머니도 같은 병을 앓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환자에 따라 진행속도가 다른 치매 특성상 얼마나 더 코트에 남아있을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약물치료와 정신적 노력으로 극복하겠다"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자신의 자전적 경험담을 담은 <정상에 닿기 위해> 와 1997~98 시즌 우승 순간을 담은 <함성을 지르다> 라는 2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함성을> 정상에>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