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피고 폭력… " 동거하던 동성 애인 살해

6년을 동거해온 동성 애인을 살해한 20대 남성에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김용관)는 불륜과 폭력 등을 이유로 동성 애인을 흉기로 살해하고 사체를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신모(28)씨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은닉한 죄질은 무겁지만 평소 동성애 상대방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고 수년간 상대방을 경제적으로 부양했으며 유족과 합의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2005년 10월 인터넷 동성애사이트를 통해 피해자 한모(28)씨와 만나 송파구 한 오피스텔에서 동거해온 신씨는 한씨가 다른 남자들을 만나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으며 생활비를 마련하자 갈등을 빚어 왔다. 지난 3월 중순 신씨가 한씨에게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다 몸싸움이 벌어졌다. 화가 난 한씨가 주방에서 들고 온 과도를 떨어뜨리자 신씨가 이를 집어 한씨 목을 한 차례 찔렀고 즉사한 한씨 사체를 오피스텔 보일러실에 숨겼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신씨는 지난 4월말 경찰에 자수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