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이 암살된 직후의 상황을 보다 자세히 담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의 녹음 테이프가 발견돼 매물로 나왔다고 AP통신 등이 15일 보도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링컨 컨티넨탈 차를 타고 퍼레이드를 하던 중 저격범 리 하비 오스월드가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2시간 분량의 테이프에는 케네디 전 대통령 피격 직후 에어포스원과 백악관 상황실, 앤드루스 공군기지 등에서 오간 교신 내용이 담겨 있다. abc방송은 “운명적인 그날의 현장에 누가 어디에 있었는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역사적 궁금증을 채워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사건 발생 당시 커티스 르메이 공군참모총장의 소재도 테이프에 담겨 있어 그가 암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규명될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대응 방안을 두고 케네디 전 대통령과 대립한 르메이 총장은 암살의 군부 배후로 의심받았다. 또 부검을 위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시신을 베데스다 해군병원과 월터리드 육군의료센터 중 어디로 옮길지, 영부인 제클린 케네디 여사를 시신 운구에 동행하도록 할지 등을 의논하는 대화도 포함돼 있다.
이 테이프를 50만 달러에 내놓은 라브 컬렉션은 미 국립공문서관에 보관돼 있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 관련 녹음 테이프에 비해 30분 이상 길고, 공개되지 않은 사건과 코드 이름까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나단 라브 부회장은 “분량이 더 길고, 완성도도 높은 이 테이프는 미국 역사상 결정적인 발견이자 기념비적 물건”이라고 말했다.
이 테이프는 케네디 전 대통령과 린든 존슨 전 부통령의 군사 고문을 지낸 테드 크리프턴이 소장하고 있었는데, 최근 크리프턴의 상속인들이 소장품을 팔았다. 라브 컬렉션은 이 테이프의 디지털 파일은 국립공문서관과 케네디 도서관에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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