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셜커머스 장터 직접 여는 카드사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셜커머스 장터 직접 여는 카드사들

입력
2011.11.15 17:31
0 0

"세상을 DC(할인)하라"(비씨카드 'BCDC')

"아무도 모르게 할인 받는 특별서비스"(신한카드 '시크릿')

카드사들이 소셜커머스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공동구매자를 모은 뒤, 이들에게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신종 전자상거래인데 카드사들이 자사 고객을 상대로 직접 판을 펼친 것이다. 우량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한편, 중소가맹점들에겐 박리다매(薄利多賣)의 기회를 주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시장점유율 1위 신한카드는 이달부터 소셜커머스인 '신한 시크릿(SECRET)'을 운영 중이다. 앞서 지난 5월엔 비씨카드가 카드사 최초로 소셜커머스 '비씨디씨(BCDC)'를 시작했다.

대주주인 SK가 운영하는 소셜커머스와 제휴해 모바일 카드(하나SK카드)로 결제시 할인 폭을 더 크게 해준다거나, 홈페이지 내 코너를 통해 하루에 한 품목을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외환카드)하는 형태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카드사 중심 소셜커머스가 티켓몬스터나 쿠팡 등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와 구별되는 점은 공략 대상과 할인 방식에 있다.

우선 자사 고객이 주 타깃이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4.8장을 소유하고 있는 '카드 과잉보유'시대인 탓에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 이 때문에 업계에선 "이미 확보한 고객을 지키는 게 남는 장사다"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고객(약 2,000만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만 대상으로 하는 소셜커머스라 해도 충분히 사업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특별 혜택을 통해 자사 회원들에게 상대적 우월감을 심어주려는 전략인 셈이다.

결제방식 역시 카드사의 이점을 부각했다. 기존 소셜커머스 업체와 달리 온라인에서 구매한 쿠폰을 챙길 필요가 없다. 쿠폰 구입과 동시에 고객의 구매 정보가 카드사에 전달되기 때문에 쿠폰이 없어도 현장에서 해당 카드로 결제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청구 할인된다. 더불어 적립 포인트로도 쿠폰을 구매할 수 있다. 적립포인트가 많다면 돈 한푼 안 쓰고 비싼 공연을 보거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카드업종 연구원은 "카드 이용대금으로 얻는 수익 중 20~30%가 우량고객으로부터 나온다"며 "자체 소셜커머스가 성공하면 이런 고객층을 잡는데 도움이 되고, 중소가맹점 입장에서도 홍보 통로가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탓에 카드사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는 품목수가 음식점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기껏해야 2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는 취약점이 있다. 소셜커머스 업계 1위 티켓몬스터가 하루에 많게는 수천 개 품목을 온라인 판매대에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또 향후 카드사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중소가맹점에 할인된 가격의 제휴를 강요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 소셜커머스 상품들은 주로 가맹점들의 신청을 받아 구성하지만 카드사가 흥행 가능성 있는 품목을 개발해 역으로 가맹점에 제안하기도 한다. 보통 할인률이 25~50%인데 할인액은 모두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고, 실제 매출로 이어지면 가맹점은 별도로 카드사에 판매 수수료도 줘야 한다. 카드사들은 이 수수료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으나 소셜커머스 전문업체들이 상품을 올린 업체들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가 15~20%인 점을 감안하면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카드사들의 경쟁이 소셜커머스로 옮겨 붙을 경우 카드사들이 품목 수를 늘리기 위해 가맹점을 압박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제2의 수수료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