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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차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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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차가 한국으로 몰려온다

입력
2011.11.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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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부진 탈출을 위해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다양한 신차 모델을 앞세워 한때 장악했던 국내 수입차 시장을 되찾겠다며 공세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던 일본차들은 2009년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미국에서 일어난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로 일본차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졌고, 올해에는 일본 도호쿠(東北部)대지진, 사상 유례 없는 엔고 행진, 주요 생산 거점 중 하나인 태국 홍수까지 악재가 겹쳐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 일본메이커들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등 독일 차량들과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조기에 이를 좁히지 못할 경우 회복불능 상황에 처할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더욱이 7월 발효한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급한 것은 혼다. 2008년 한 해에만 1만2,356대를 팔며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했지만 올 들어 10월까지 2,587대 판매에 그쳐 점유율도 2.94%까지 내려간 상황.

이 같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혼다는 9일 '2012년형 9세대 뉴시빅'을 내놓았다. 또 2008년 혼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도 '옛 영광 재현'이라는 임무를 띠고 완전 변경된 새 모델로 이르면 연말 한국에 상륙한다. 2.4ℓ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이 달렸는데 기존 모델 대비 연료 효율이 최대 11%까지 향상됐다.

이토 타카노부 혼다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뉴 시빅 신차 발표회에서 "앞으로 한국 시장에 10개 이상의 경쟁력 있는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며 부활의 의지를 불태웠다. 다양한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 중인 유럽 브랜드에 비해 혼다는 5~6개의 '빈약한'라인업을 유지해왔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이에 앞서 혼다는 지난달 2인승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라는 새로운 개념의 'CR-Z'를 선보였다. 2009년 도쿄 모터쇼에서 '혼다다움'으로의 회귀라는 슬로건과 함께 등장했던 이 차는 2010년 일본에서 '올해의 차'에 뽑힐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난 7월 등장과 함께 단숨에 국내 수입차 시장 3위 권에 뛰어오른 '큐브'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닛산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9월 한국을 찾은 토시유키 시가 닛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5개의 새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라며 "2016년 현재의 2배 수준인 8,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내년 초 인피니트의 야심작 'JX'가 선을 보인다. 국내에서 드문 7인승 패밀리 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이 차는 V6 엔진과 스포츠 모드를 갖춘 무단변속기(CVT)가 조합을 이뤘고, 4륜구동 또는 전륜구동 모델로 생산된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인피니티 라인업을 더 강하게 할 것"이라며 "아우디 Q7, BMW X5, GT 등이 경쟁 차종"이라고 말했다. 특히 닛산은 미국 테네시 주 공장에서 만들어 한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밖에도 닛산이 하이브리드, 디젤차, 전기차 등을 들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는 닛산 알티마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는 일본ㆍ미국 등에서 팔리고 있는 리프(Leaf)를 후보로 꼽고 있다. 닛산 고위 관계자는"일본 브랜드 중 가장 강력한 디젤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르노와 함께 다양한 디젤 엔진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유럽에서 만든 디젤차를 한국에 들여올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혼다와 닛산의 전략이 매우 비슷하다는 점.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CR-Z나 큐브처럼 그 동안 한국 소비자들에게 굉장히 낯선 선수들을 먼저 내보내 눈길을 사로 잡은 뒤 시빅, CR-V, JX 등 대표 선수들을 내세워 확실히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도 마찬가지다. 도요타는 이달 초 국내에서는 드문 패밀리 형 7인승 미니밴 '시에나'의 신차 발표회를 경기 평택항에서 열어 부활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그 동안 한국으로 수출되는 차량은 모두 일본에서만 만들었지만, 처음으로 미국 공장(인디애나)에서 생산한 차를 한국에 들여와 판매에 들어간 것.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월 5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사전 예약만 135대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도요타의 대표 선수 '7세대 신형 캠리'도 미 캔터키 공장에서 생산해 조만간 한국 시장에 들여 올 예정이다.

도요타는 또 CUV 벤자, 중형 SUV 하이랜더 등도 내년 중 국내에 들여온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그 동안 주로 준중형 세단이나 하이브리드 차량 등 도요타의 특성을 확실히 살리는 차 위주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며 "그러나 세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준중형 '코롤라'가 한국 시장에서 뜻밖의 낮은 판매 실적을 올린 이후 라인업의 다양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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