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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FTA' 7시간20분 마라톤 의총/ "황우여ㆍ남경필, 처리 못하면 자리 내놔라" 강경론이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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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FTA' 7시간20분 마라톤 의총/ "황우여ㆍ남경필, 처리 못하면 자리 내놔라" 강경론이 압도

입력
2011.11.1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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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7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방안을 놓고 오후2시부터 밤9시20분까지 7시간20분에 걸쳐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는 의총 초반부터 "저녁 약속을 파기하고 밤새도록 의원 전원이 끝장토론을 하자.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폭력 저지하겠다는 위협도 이제 돌파해야 한다"며 전의를 다졌다. 협상파인 황우여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고뇌와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말한 데 이어 의총에서도 "국민 앞에 부끄럽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모든 허물은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그간 한나라당 내엔 강경파와 온건파 두 갈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날 의총에선 "결단의 시기가 임박했다" "조속히 처리하자" 등의 강경론이 압도했다. 일부 협상파 의원이 "마지막 뜸들이는 시간을 잘 견뎌내자"며 조건부 협상론을 제기했지만 소수에 그쳤다.

전날 민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발효 후 3개월 내 (後)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은 국회 246호실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총엔 소속 의원 169명 중 148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104명은 저녁을 김밥 등으로 해결하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날 발언대에 선 의원 66명 중 강경론 56명, 협상론 10명으로 의총 초반부터 분위기가 급격히 기울었다. 여야 합의 처리를 내걸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정태근 의원이 먼저 "지금까지 인내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인 만큼 합의 처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자"고 제안했지만 강경파의 '조속 처리론'에 묻혔다. 친박계 윤상현 의원은 "민주당의 FTA 반대는 야권연대의 연결고리인 만큼 끝까지 FTA 반대 명분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이제 당 대표가 책임지고 비준안 처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초반부터 강경론이 우세하자 "당론을 정하는 절차를 밟자"(주성영 의원), "당론으로 비준안 처리를 결정하자"(권택기 의원)는 발언도 잇따랐다.

'국회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현기환 의원이 "민주당 내에 합리파의 목소리가 있다. 이 대통령의 결단을 공든탑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노력하자"고 분위기 전환에 나섰으나 강경파 6명이 곧장 릴레이 반격에 나섰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한나라당 간사인 유기준 의원은 "야당이 정략적 관점에서 행동하고 있고 민주당의 온건론도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며 결단을 주문했다.

심재철 의원은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황우여 원내대표와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스스로 족쇄에서 나오든지 자리를 내놓든지 해야 한다고"고 주장했다.

2008년 한미FTA 상정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을 당시 외통위원장이었던 박진 의원은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민주당은 협조 의사가 없다. 헌정질서 파괴 행위를 절대 용인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중진의원들도 이례적으로 발언에 나서 조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작년 예산안 충돌에 앞장서 '괴력' 별명을 얻은 김성회 의원은 "누구보다도 합의 처리를 위하지만 지금은 국익을 위해 처리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협상파들은 "밥을 짓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에 뜸들이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뚜껑을 열면 밥이 설익는다"(김세연 의원), "이 대통령이 큰 물꼬를 텄지만 이틀 만에 우리가 엎자는 것은 말이 안 된다"(구상찬 의원) 등의 논리를 제시했지만 힘에 부쳤다.

권영진 의원이 "당 지도부와 의견 차이가 공천 기준이 돼 불이익이 되면 공천도 받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으나, 결국 저녁 이후 대부분 협상파도 "당론이 정해지면 따르겠다"고 물러섰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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