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이 몰아치는 드리블과 림이 부서져라 내리 꽂는 슬램 덩크는 농구의 꽃이다. 리그 최고의 테크니션 전태풍과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을 보유한 지난 시즌 챔피언 전주 KCC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화려함이 항상 좋은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15일 전주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전이 그랬다.
KCC의 연승 행진이 '4'에서 멈췄다. KCC는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KGC인삼공사전에서 70-77로 패했다. 시즌 6패(9승)째를 당한 KCC는 5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KGC인삼공사(9승5패)는 공동 2위로 점프했다.
KCC의 아킬레스건을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전반 내내 10여 점차로 뒤지던 KCC는 3쿼터 종료 직전 전태풍(13점)의 버저 비터 3점슛을 시작으로 디숀 심스와 하승진(9점 11리바운드)의 연속 골밑 슛이 이어지며 단숨에 54-54로 동점을 만들었다. 원활하지 않던 공 배급도 4쿼터부터는 활력을 되찾았다. 전태풍-임재현(11점)-신명호로 이어지는 '트리플 포인트 가드'의 위력이었다.
그러나 오름세도 잠시. 하승진이 골밑에서 손 쉬운 슛을 연이어 놓쳤고, 상대 포인트가드 김태술(9점 7어시스트)을 잘 막아내던 신명호가 5반칙 퇴장 당하며 KCC는 흔들렸다. 70-73으로 뒤지던 경기 종료 50초 전에는 전태풍이 레그 스루 드리블을 시도하다 상대 수비에게 공을 빼앗겼다. 약속된 공격이 필요한 상황에서 개인 플레이에만 욕심을 부린 셈.
KCC는 외국인선수 디숀 심스(24점 6리바운드)만이 전천후로 뛰었을 뿐 포워드 싸움에서 완패했다. 군 입대한 강병현의 빈 자리가 커 보였다.
그에 반해 KGC인삼공사는 로드니 화이트(19점) 박찬희 김성철(이상 13점)로 이어지는 '포워드 군단'이 위력을 발휘했고, 오세근(12점 5리바운드)도 하승진과 몸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원주에서는 홈팀 동부가 서울 삼성을 76-66으로 꺾고 선두 질주에 나섰다. '삼각 편대'인 김주성(22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과 로드 벤슨(16점 12리바운드), 윤호영이 퇴출이 확정된 피터 존 라모스(31점 10리바운드)가 분전한 삼성을 압도했다.
전주=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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