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외수, 사진작가 김중만, 연극인 박정자,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나승연 대변인, 명지대 김형준 교수 등 국내 문화예술계 각 분야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15일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울 충정로 NH아트홀에서 열린 정병국(한나라당 의원)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출간한 <문화, 소통과 공감의 코드>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출동한 것이다. 문화,>
정 전 장관은 2000년 국회 입성 이후 11년간 문화체육관광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상임위원으로 활동했고, 문화부 장관까지 지낸'문화통'이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출간된 책을 소개하고 축하인사 등만 오가는 기존 출판기념회와 달리 '우리시대 문화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토크쇼 형식을 빌려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국내 문화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풀어냈다. 물론 대본은 없었다. 참석자들은 "예전에 비해 문화계에 대한 위상이 국내외적으로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문화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등 전 분야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반목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선 문화라는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외수 씨는 정 전 장관 재임시절 문화정책에 대해 85점을 준다고 했다. "'글쟁이'로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표현의 자유가 충분치 못했다는 점이다. 언론문제나 여러 가지 통제 되는 게 많아 20점 깎았지만 제 책을 읽었기에 5점 가산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한국의 정치문화를 지칭하면서 "대결의 문화만 있고, 소통의 문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객석질문 시간에 한 대학생이 '나는 꼼수다'열풍에 대해 묻자, 정 전 장관은 잠시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결국 문화가 여론으로 형성된 것"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나꼼수 열풍과 관련해)이미 언론마저 진보와 보수로 양분돼 국민들도 자신과 생각이 다른 언론은 무시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시각을 역으로 꼬아 이야기를 풀다 보니 인기를 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런 분위기가 여론으로 나타나 불특정 다수가 투표를 통해 기가 막히게 결정을 내린다"고 규정했다.
토크쇼는 정 전 장관이 책 출간 이유와 참가자들 의견을 요약하면서 마무리됐다. 그는 "그 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 온 정치·경제적 리더십은 자신들이 옳다고 여기는 틀 안에서 자신들과 다른 쪽과 맞서며 대중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조화와 소통의 문화적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