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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프랑스 국영라디오 '종묘제례악'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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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욱기자의 경계의 즐거움] 프랑스 국영라디오 '종묘제례악' CD

입력
2011.11.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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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성 가득하면서 때로 성스럽고 세련되고 숭고한 음악이다." 프랑스 국영방송인 라디오 프랑스가 종묘제례악을 접하고 발한 소감은 우리 정악의 핵심을 찌르고 있다. '한국 음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이 권위 있는 음악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고 덧붙였다.

너무 가까워서, 때로 우리 것을 보지 못하는 수가 있다. 항상 곁에 있다고 생각해 또는 고루하다고만 여겨 제대로 눈길 주지 않았던 것의 숨은 매력을 발견한 벽안의 시선이 우리의 무심함을 일깨우고 눈을 뜨게 한다.

라디오 프랑스는 지난해 10년 계획의 '한국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라디오 프랑스의 월드뮤직 레이블 오코라(OCORA)를 통해 매년 한 두 장의 한국 전통음악 음반을 출시한다는 이 구상은 일본인 동아시아 음악 담당자가 은퇴함에 따라 새롭게 기획된 것. 오코라는 1980년대부터 중국과 일본의 전통 음악을 집중 소개해왔다.

개성적인 음반으로 세계 도처의 까다로운 귀들을 만족시켜온 오코라가 한국 프로젝트 첫 작품으로 주목한 것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오코라의 종묘제례악 음반은 지난달 프랑스의 메이저 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를 통해 발매돼 세계와 만났다.

음반에는 종묘제례악 전곡 27곡이 담겼다. 역대 왕들의 문덕을 찬양하는 음악인 희문 등 보태평 11곡과 그들의 무공을 찬양하는 소무 등 정대업 11곡, 제사를 시작하는 음악인 영신희문 등 세 곡과 제사를 마치는 두 곡, 철변두와 송신으로 짜여져 있다. 2003년 김철우 원장 당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중진급 악사들이 연주하고 녹음한 것을 라디오 프랑스가 지난해 11월 마스터링 했다. 이 음반은 해외용으로만 계획돼 국내에서는 발매되지 않는다.

한국 음악 프로젝트는 지난해 7월 라디오 프랑스가 "적어도 10년은 걸릴 음반 작업"이라며 한국측 실무자 저스트뮤직(대표 김선국)에 협조를 요청하면서 본격화했다. 라디오 프랑스는 또 프랑스판을 만들며 해설지에 한글을 넣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 다국적 언어 해설 수록의 길을 트기도 했다. 2001년 종묘제례악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사실이 결정적 힘이었다. 라디오 프랑스는 10년 안에 정악과 민속악을 두루 걸쳐 10여장의 한국 전통음악 음반을 시리즈로 추가 발표하기로 했다고 김선국씨는 밝혔다.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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