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트위터에서 룩셈부르크 고위 공무원의 한글 명함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명함에는 '룩셈부르크 경제통상부 호메인 푸아쥬 정보통신기술국 국장'이라고 소속과 이름이 큼지막하게 한글로 적혀 있어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던 것입니다.
알아봤더니 그는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에 강연자로 참가했는데, 한국에 온 김에 국내 게임업체들을 룩셈부르크로 유치하기 위해 한글 명함까지 파가며 세일즈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게임업체 넥슨은 지금 유럽지사를 영국에서 룩셈부르크로 옮기고 있고, 때문에 그는 강연 주제도 '넥슨은 왜 룩셈부르크를 선택했나'로 잡았다고 하더군요.
룩셈부르크는 원래부터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는 데 발벗고 뛰는 나라입니다. 인구도 자원도 없는 작은 나라로선 외자유치가 숙명이나 다름없지요. 그래서 세금도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글로벌 게임사인 빅피시게임스(Big Fish Games), 커뱀(Kabam), 온라이브(OnLive) 등이 룩셈부르그에 진출해 있습니다.
공무원이 외국어 명함까지 만들어 돌리는 열정도 흥미롭지만, 게임을 보는 이들의 인식도 눈길을 끕니다. 국내에서는 게임을 산업 보다는 도박, 중독, 선정, 폭력 등 사회악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지요.
물론 이런 부작용은 분명 차단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누르고 족쇄만 채워서야 되겠습니까. 더구나 현실성 없는 규제로 말이지요.
게임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만 연간 1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이젠 산업으로 인정해줄 때도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죽하면 넥센이 규제 많은 한국을 벗어나 일본 증시에 상장을 한다고 할까요.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