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은 영업정지돼 수사를 받고 있는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ㆍ구속) 회장이 검찰과 금융감독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합수단은 유 회장이 저축은행 사태 발생 이후 제일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영업정지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금융감독원, 국세청 고위간부에게 수억원대의 금품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유 회장은 합수단 조사에서 금품을 제공한 대상과 액수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또 유 회장이 영업정지 결정 이후 체포되기 직전까지 수사 편의를 봐달라는 명목으로 현직 부장급 검사 2명과 수사관 2명 등 검찰 관계자 4명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도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확인했다. 검찰은 합수단 수사 시작 후 통화기록이 집중된 검찰 수사관 1명은 인사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유 회장이 수사 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검사 및 수사관과 통화했는지 추궁했지만, 이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통화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는 없다"며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된 로비 단서가 나오면 당연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고객 1만여명의 명의를 도용해 1,000억원대의 불법대출과 3,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지난달 16일 구속기소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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