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민주당은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동의안 처리 협조를 구하기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하루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청와대는 한미 FTA 처리에 앞서 여야 지도부에 직접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예정된 국회 방문 일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새로운 제안이 없는 대통령의 국회 방문은 한미 FTA 강행 처리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반발하면서 이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면담을 거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15일 국회를 방문하더라도 손 대표와의 면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적다.
손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로 찾아온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과 50분간 면담을 갖고 "민주당이 요구한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 폐기와 관련, 새로 갖고 오는 게 없다면 오지 않는 것이 좋다"며 "(이 대통령이) 빈손으로 올 것 같으면 빈손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은 '10+2' 재재협상안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미국에 새로운 재협상을 제의하기는 어렵고, 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지만 새로운 제안은 현시점에서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한미 FTA 발효 이후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논의할 수 있는 구조는 마련된 만큼 면담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뒤 "새로운 제안이 없다면 대통령이 국회에 오지 않길 바라고, 오더라도 손 대표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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