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에 대한 보안 우려를 나타내며 연방수사국(FBI)요원 500명 등 1,000여명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요구에 영국 정부 내에서도 불쾌감을 표시하고 나서는 등 양국이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 정부 관리들은 반(反)테러 관련 불심검문의 권한을 제한하고 내년 여름까지 경찰과 보안요원 숫자를 감축하려는 영국의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은 또 올림픽 기간 동안 배치될 수 있는 영국 경찰과 보안요원 숫자 등의 내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경호인력 파견 제안은 런던올림픽 보안 경비 수준이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자국 출신 선수들을 대상으로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이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영국 정부 관리들과 관계자들은 미국의 파견 요원 규모가 지나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보안 당국자는 "우리는 평등한 파트너가 아니다"며 "그들은(미국)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가디언은 양국 간 마찰이 모든 행사를 주관하고 준비하는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LOCOG)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위는 초기에 총 1만명의 보안요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재검토 결과 최대 2만1,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수정했다. 국방부가 군인 3,000명과 예비군 2,000명을 동원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5,000명 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지난 5년간 조직위는 도대체 뭘 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1년도 채 남지 않았는데 보안인력 증가는 결국 국방부에 추가 예산을 부담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안전한 올림픽을 위한 보안 계획을 가동 중이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보안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내무부는 "영국과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는 안전한 올림픽을 주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모든 정부 관계자는 강력한 보안 전략을 마련하고자 경찰, 조직위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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