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재보선 이후 야권 재편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범야권 대선주자들의 진로도 일단 세 갈래로 분화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의 최대 화두인 통합의 방향이나 속도에 따라 대선주자들이 이합집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식으로 가닥이 잡힐지 주목된다.
우선 민주당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이 주도하고 있는 '야권통합 정당'에 동승하기로 뜻을 모았다. 손 대표가 정 최고위원과 문 이사장까지 끌어들여 내달 17일 통합 정당 전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로드맵까지 완성했다. 이들은 '민주당 단독으로는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통합 명분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단독으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민주당 당권파의 주장이 통합 전대 출범을 가로막고 있다. 당장 민주당 전국 원외지역위원장들은 14일 소속 의원들과 함께 가진 연석회의에서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13일) 이전 민주당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전당대회가 당헌ㆍ당규를 따라야 하듯이 통합도 당헌에 맞춰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12월17일 야권통합 전당대회가 불가능할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전대를 개최해 지도부를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민주당 주도의 야권 통합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및 진보신당 탈당파인 '새진보통합연대' 등 세 갈래 진보세력의 소(小)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통합연대가 내년 4월 지역구 공천을 경선 대신 대표단 결정으로 정하자고 요구하면서 통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유 대표는 진보진영의 소통합을 성사시킨 뒤 내년 총선 직전에 민주당 또는 '야권통합 정당'을 상대로 선거연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후원하며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야권통합파의 잇단 러브콜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안 원장은 14일 보유 주식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의 향후 정치적 진로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최근에는 여권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재산의 사회 환원을 통해 정치권 진출의 포석을 깔았으나 당분간 정치권의 움직임을 지켜볼 가능성이 높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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