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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생명 가치는 동등… 실험동물의 생명 경시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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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생명 가치는 동등… 실험동물의 생명 경시 말아야

입력
2011.11.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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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1월1일자'원숭이에 돼지 췌도 이식… 당뇨병 완치에 청신호' 기사를 읽고

지난 10월 31일 서울대 의대 박성회 교수팀은 돼지의 췌도(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를 당뇨병을 앓는 원숭이에 이식한 결과 완치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중 환자 15명을 대상으로 1차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당뇨병은 인슐린이라는 물질을 췌장에서 생산하지 못해서 혈당이 소변에 섞여 나오는 걸 말하는데 지금까지는 당뇨병이 난치병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박성회 교수팀의 연구 성과로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물론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해보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돼지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성공을 거둠으로써 당뇨병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많은 환자들에게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 성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동물도 인간처럼 생명을 가지고 있고, 똑같이 고통을 느끼는데 인간의 이익을 위해 동물의 생명을 이용하는 것은 인간 중심주의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동물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었다고 해도 인간과 동물이 공유한 질병이 1.16%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인간에게 부작용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한다. 동물실험의 부작용과 관련한 예로 미국에서 입덧방지용으로 나왔던 한 약품은 동물실험을 통해 부작용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 약을 사람에게 사용한 결과 46개국에서 많은 기형아가 태어났으며, 동물실험으로 검증된 약물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입원 환자의 15%가 사망했다는 결과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동물실험 대신 로봇을 이용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되는데 단지 개발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물실험을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실험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많은 이익들을 고려해 본다면 동물실험은 우리 인간들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이하선염, 홍역, 천연두 등과 같은 병들을 고칠 수 있는 백신들은 이런 동물실험들을 통하지 않았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심장수술, 뇌수술, 관상동맥수술 같은 기술도 역시 발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동물실험을 통해 인간이 도움을 받았던 의학 기술의 목록은 끝이 없다. 물론, 어떤 생명의 가치가 더 우월한지 정할 수 없다는 사실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약품을 환자에게 죽음의 대가를 감수하면서 투여할 수는 없다. 그나마 생물학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포유동물을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생기는 부작용은 있다. 하지만 동물실험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보다 바로 인간에게 약물이나 기술을 투여하여 생기는 부작용이 더 크지 않을까? 또한 입원환자 중 15%가 사망했다는 그 원인이 전적으로 동물실험으로 검증된 약물의 거부반응 때문이었다는 것에도 의문이다.

대체할 방법이 딱히 없는 지금 동물실험을 포기할 수는 없다. 새로운 약물이나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에 검사하고 평가하는 것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필수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직까지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법은 없다. 로봇을 이용한 실험은 일부분에서만 성공한 것이지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준이 아니며, 인간의 사체를 사용하여 실험한다 해도 모든 분야에 걸쳐서 사용하기에는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언제든지 대체할 완벽한 방법이 나온다면 동물실험은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다만 실험에 앞서 이에 관련한 매뉴얼을 철저하게 지키도록 하고, 동물 사용에 관한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여 취급부주의에 따른 불필요한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철저한 문헌조사를 통하여 중복실험이 없도록 해야 실험동물들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과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신윤진(충남 예산 삽교고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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