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지역인 장항습지는 세계적인 습지 자원의 보전과 이용을 위한 국제협약인 람사르 협약 등록을 추진 중인 땅이다. 15일 밤 11시 20분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 방송하는 '장항습지, 2011년 가을의 기록'은 이 장항습지에 대한 종합 보고서이다.
이곳에는 여의도 4배만한 면적에 100여 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해마다 가을이면 멸종위기종 2급인 큰기러기, 쇠기러기, 재두루미가 장항습지를 찾는다. 이들을 포함해 말똥가리와 비둘기조롱이, 붉은발말똥게 등 20여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산다. 철새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해양생태계와 담수생태계가 만나는 독특한 환경 때문이다.
장항습지의 독특한 생태계 안에서는 말똥게와 버드나무가 서로를 먹여 살리는 공생의 삶이 펼쳐진다. 버드나무에서 떨어진 수많은 잎은 말똥게의 먹이가 되고 말똥게의 배설물은 버드나무에게 양질의 거름이 된다.
장항습지의 생태계가 이만큼 보존된 것은 그 동안 철책선이 인간의 발길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철책선이 제거되자마자 떠오르는 생태관광지가 된 이곳에 내년부터 효율적인 이용을 위한 탐조시설과 탐방로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농업용수 확보와 수위 유지를 위해 설치한 신곡수중보 철거의 영향으로 섬에서 습지로 변모한 장항습지가 완전히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항습지의 현재를 살펴 보며 이곳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찾고 공존의 가치를 되새긴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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