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S그룹에 다니는 권모(35) 과장은 한 주에 3~4일 회식 등으로 술을 마신다. 기름 진 음식도 함께 곁들인다. 권 과장은 "회식 등 술자리 때면 주로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술)에 고기, 회, 찌개 등 기름기 많은 육류나 짠 음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반면 하루 활동량은 많지 않다. 출ㆍ퇴근할 때만 집에서 지하철 역까지 7분 정도를 걷는 게 고작이다. 그는 "시간 내기가 어려워 운동은 전혀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권 과장은 7월 말 정기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 보고 위기감에 휩싸였다. 간수치, 콜레스테롤, 혈중 중성지방, 당 등이 정상 범위를 넘었다. 체질량지수(BMI)는 30을 초과했다. 성인의 적정 BMI는 18.5~22.9인데 권 과장의 경우는 '고도비만'이다. 몸무게는 20대 때와 비교해 15㎏이나 늘었다.
권 과장의 사례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다. 14일 공개된 '2010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우리나라 30대 남성의 10명 중 4명(42.3%)이 비만으로 가장 비만율이 높은 이유가 이처럼 잦은 술자리로 많이 먹는 반면 운동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오경원 질병관리본부 건강영양조사과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있으면서도 뿌리 깊은 회식문화로 에너지 섭취는 많고 운동량은 적다"며 "특히 30~40대 남성의 경우 각종 수치를 볼 때 건강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여성은 같은 시기인 30대의 비만율이 19%로 가장 낮다. 오 과장은 "여성은 체중이나 체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기여서 남성보다 자기 관리를 더 잘해 비만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만 여부를 가리는 보편적인 잣대는 BMI와 허리둘레다. 국민건강조사에서 사용한 BMI는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뜻한다. 성인의 경우 BMI가 18.5이하이면 저체중, 23~24.9면 과체중, 25~29.9면 1단계 비만, 30이상이면 2단계 비만이다. 허리둘레는 남성의 경우 90㎝이상, 여성은 85㎝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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