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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몬티, 이탈리아 과도정부 총리에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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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 몬티, 이탈리아 과도정부 총리에 지명

입력
2011.11.14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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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이끌 새 총리로 마리오 몬티(68) 보코니대학 총장이 13일(현지시간) 지명됐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퇴진한 다음날 주요 정당 대표와 잇달아 회동하고 몬티 총장을 과도정부의 총리로 지명했다. 몬티 총리 지명자는 14일 내각 구성에 착수해 16일쯤 상하원 신임투표를 거쳐 과도정부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시장은 몬티 총리 지명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가 말썽쟁이 전 총리와 정반대의 캐릭터인데다가 실물경제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경제통이기 때문이다. 미성년자 성매매 등 요란한 사생활을 자랑했던 베를루스코니와 달리 몬티는 40년 전 만난 아내와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1999~2004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몬티는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일렉트릭 등 초거대 기업들을 상대로 반독점 판정을 이끌어내 능력을 인정 받았다. EU에서 몬티와 함께 일한 동료는 그의 별명이 ‘이탈리안 프로이센’이라고 전했다. 냉정하고 침착한 그의 성격이 엄격한 군사 훈련을 받은 프로이센 사람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몬티가 공식 취임하면 지난주 7.48%로 위험수위를 훌쩍 넘은 국채 수익률이 안정가도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몬티 정부는 빚더미에 오른 유로존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를 기사회생시킬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1,900억유로의 정부 부채 감축과 150억유로 상당의 국유재산 매각, 그리고 65세에서 67세로 연금지급연령 조정 등을 당장 실행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가 추정한 내년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이 0.1%에 불과해 더 재정감축의 체감도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몬티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이탈리아 의원들의 연봉부터 삭감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망했다.

그러나 12일 물러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다음날 정계 복귀 의사를 밝힌 것도 불안 요소다. AP통신은 베를루스코니가 “당장 내일부터 의회에서 더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탈리아 극우정당 더 라이트에 “우리가 함께 정부로 향하는 길을 다시 모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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