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통합에 공감하는 정당과 세력들이 참여한 야권 대통합 연석회의 준비모임이 13일 출범했다.
이날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진보통합정당 출범을 위한 연석회의 준비모임'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 9명의 최고위원과 혁신과통합 측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총리 등 6명의 상임대표단, 박원순 서울시장 등 범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야권이 통합 작업을 시작한 이후 정식 기구를 출범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 자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했다.
박 시장은 "통합정당은 저나 안철수 원장 같은 분도 주저함이 없이 들어올 수 있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서울시장 선거에서 함께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도 "통합정당은 안 원장도 들어올 수 있는 정당, 혁신적인 정당이어야 한다"고 가세했고, 문 이사장은 "통합의 폭도 중요하지만 시민들과 젊은 세대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통합의 의미를 더욱 강조했다. 그는 "야권대통합은 국민의 명령에 겸손하게 복종해야 한다"며 "민주진보대통합에 참여를 주저하거나 검토하는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을 더 낮은 자세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통합 세력들은 한국노총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준비 모임에 합류할 경우 이르면 1차 연석회의를 20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준비모임은 일단 연석회의 및 통합추진기구 출범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뒤 통합전당대회 시기와 지도부 구성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준비모임은 민주당과 혁신과통합이 각 3인으로 구성된 공동협의기구를 꾸리고 박 시장 측도 여기에 대표자를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통합추진기구가 출범 되더라도 통합 전대 경선 룰과 지도부 구성 방식을 두고 민주당과 혁신과통합 등 통합 세력간 이견이 노출되고 있어 최종 통합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민주당은 '원샷 통합전대'를 통한 통합 단일 대표체제 구성을, 혁신과통합은 '투샷 전대'와 함께 공동 대표체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혁신과통합 일각에서는 민주당 측의 '원샷 통합전대' 의견에 동조하는 움직임도 있다.
또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이 이날 모임에 참여하지 않아 결국 '중통합'에 그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도 남아 있다. 이밖에 민주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단독 전대 소집을 주장하는 차기 당권주자와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반발도 고민거리다. 민주당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 "당 지도부의 통합 로드맵의 첫 일정인 13일 연석회의가 열리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과 당원은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 이날 모임에서는 일단 동의하는 정당과 세력간 먼저 통합을 추진하면서 추후 참여 주체를 넓혀가는 '개문발차'(開門發車ㆍ차문을 열어놓은 채 출발) 형태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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