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만찬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났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조우는 APEC기간 첫 만남이다. 두 정상은 이날 만찬에 앞서 귀엣말을 나누기도 했으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 의회에서 비준이 통과된 한미 FTA에 대해 이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을 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으며 외교 관례로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여러 정상들이 함께 만나는 만찬 자리에서는 그런 얘기를 할 기회가 없다"며 "양측 참모들 간에도 FTA에 대해서는 일절 논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할레코아 호텔에서 개최한 이날 만찬에는 각국 정상 내외와 통역만 참석했다. 현장에 있던 정부 관계자는 "만찬 자리에는 통역 외에는 누구도 배석할 수 없어 두 정상간에 정확히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시내 하얏트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 "나는 결과적으로 (국회가) 통과시킬 것으로 생각한다"며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FTA 비준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힘을 모아 미국에서도 통과시켰는데 우리도 통과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새로운 위기가 오지만 미국과 통상을 확대하면 일본 같은 나라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할 것"이라며 "FTA가 통과되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펀치볼 국립묘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참전용사 40여명과 악수하며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평화와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있다"며 "한국 전쟁에 참전해 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쳤다. 여러분 모두에게 한국민의 이름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호놀룰루(미국)=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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