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는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다. 지난 세 시즌간 2라운드 종료까지 항상 중위권을 맴돌았다. 특히 지난 시즌은 1라운드에서 4승5패를 거둔 후 2라운드에서 2승7패를 기록, 공동 7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KCC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된 경기력으로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를 차지했다.
KCC의 상승세가 시즌 초반부터 심상찮다. KCC는 13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80-77로 승리했다. 4연승을 질주한 KCC는 시즌 9승(5패)째를 따내며 부산 KT와 함께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5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한 KCC 하승진(221cm)의 높이가 빛을 발했다. 하승진은 79-77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12초를 천금 같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곧바로 골밑 슛을 시도하던 과정에서 파울을 유도했다. 하승진은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켰다. KCC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CC의 외국인선수 디숀 심스는 양팀 최다인 24점 12리바운드로 공격을 주도했고, 전태풍은 14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경기를 조율했다.
전자랜드는 외국인센터 잭슨 브로만(12점 4리바운드)이 경기종료 3분53초 전 5반칙 퇴장으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시즌 5패(8승)째를 당한 전자랜드는 단독 2위에서 공동 4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서울 라이벌'이 격돌한 잠실에서는 SK가 삼성을 91-73으로 꺾었다. SK의 외국인센터 알렉산더 존슨(33점 10리바운드)이 돋보였다. 키 208cm의 존슨은 자신보다 14cm가 큰 삼성 피터 존 라모스(222cm)를 상대로 거침 없이 몰아쳤다. 전반에만 12점을 올린 존슨은 3쿼터 6분15초께 라모스의 파울트러블을 유도했다. 라모스는 위축될 수 밖에 없었고, 존슨은 더욱 자신 있게 골밑을 파고들었다. 70-58로 12점 앞선 가운데 3쿼터를 마친 SK는 4쿼터 시작과 함께 존슨이 연거푸 5점을 집중시켜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승7패를 기록한 SK는 6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은 경기종료 4분42초전 SK 존슨이 5반칙 퇴장을 당한 사이 반격의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이미 65-80, 15점차로 크게 벌어진 점수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삼성은 이날 패배로 지난 10월16일 창원 LG전(74-81)을 시작으로 홈경기 6연패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4승9패로 공동 8위.
울산에서는 모비스가 고양 오리온스에 99-79로 완승을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오리온스는 신인 최진수가 21점 6리바운드로 힘을 냈지만 2승11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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