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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40대는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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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40대는 외롭다

입력
2011.11.1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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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대의정치 실종이 우려될 정도로 기존 정치권은 위기에 처해 있다. 국가중대사인 한미 FTA 문제도 해결 못하는 국회의원들이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의 재선에 목을 매며 입에 발린 개혁안들을 거론하지만,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거둔지 이미 오래다. 오죽하면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이 기존 정당들의 지지율을 큰 차이로 넘어서고 있겠는가.

사회의 허리 무너지고 중산층은 몰락

안 원장이 청년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된 청춘콘서트를 기획 준비했던 법륜스님은 우리나라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대명제로 남북통일과 양극화해소를 거론했다. 이 주장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공감할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과 이념의 좌우를 떠나,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남북관계가 더 좋아져서 통일에 한걸음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또 대다수의 통계지표가 증명하지만, MB정부 들어서 양극화가 더 심각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민심이 떠난 이 정부는 국민들에게 어떤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가. MB정부의 실정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인사정책실패를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가장 많다. 대선 캠프출신들로 주로 구성된 논공행상식 인사가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것 아닌가. 또 사실 따지고 보면 캠프출신인사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MB를 사상 최대의 표차로 당선시킨 것은 결코 아니지 않는가. MB 당선의 일등공신은 아이러니하게도 노 대통령이었다. 참여정부의 실정으로 마음이 돌아선 모든 연령대의 유권자들이 MB를 통해 경제를 살려달라고 뽑아준 것인데도 불구하고 아전인수격 인사정책과 그들만의 리그로 국가대사를 그르치고 말았다.

요즈음 항간에 큰 화제를 불러온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작인 미국 영화 '인사이드 잡'이 우리 경제에 주는 사사점이 매우 크다. 이 영화는 전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고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해 정치권력과 미국판 재벌인 월가 금융자본의 결탁을 시사하고 있다. 3년 전 모든 국가가 천문학적 정부재정을 쏟아부어 간신히 글로벌위기를 지연시켰지만 그 여파로 실업률은 치솟고 성장은 악화되고 있다. 나아가 높은 국가부채와 경제구조가 취약한 남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라는 시한폭탄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어 2008 글로벌 금융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국민들로부터 월가를 개혁하라는 부름을 받고 출범한 오바마 정부가 1%의 부자들과 고액 정치헌금기부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세월만 허비하자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는 청년들이 들고 일어선 '월가를 점령하라'는 미국판 쟈스민 혁명이다. 20여 년 전 미국 전체소득의 10%를 차지하던 상위 1%의 부자들이 이제는 23%를 차지하는 양극화된 현실 앞에 미국 청년실업자들과 서민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떠한가. MB정부 들어서 소위 부자감세와 재벌편향 정책으로 모든 소득분배지표가 더욱 악화되고 실제 청년실업률이 10%에 육박한 현실에서 50, 60대 비정규직이 조금 늘었다고 경제사령탑이라는 장관이 '고용대박'이라며 헛소리나 해대는 나라도 결코 정상은 아니다.

경제 피해자들 보듬는 조치 있어야

이제라도 대통령에게 아부하고 국민들의 눈속임을 일삼는 꼼수 참모들을 모두 경질하고, 서민들의 아픔을 가슴으로 품고 중산층을 되살릴 수 있는 개혁적 전문가들로 전면개각을 단행해야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40대의 표가 대세를 결정지었다. 그들이 누구인가. 14년 전 IMF 외환위기로 청년실업을 뼈저리게 경험했고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으로 온갖 풍상을 겪고 폭등하는 전세값과 사교육비의 직접 피해자들이다. 이들의 경제적 피해는 바로 우리사회 허리가 무너지는 것이고 중산층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들을 살리는 정책이 나라의 건강한 허리를 세우고 선거에서도 이기는 길임을 정치권과 정부는 알아야 한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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