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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硏 초대 원장 해외 석학 임명 못하고…연구원 기초공사 주도한 오세정 설립위원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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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硏 초대 원장 해외 석학 임명 못하고…연구원 기초공사 주도한 오세정 설립위원장 내정

입력
2011.11.13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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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13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 초대 원장(장관급)에 오세정(58)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내정했지만 뒤끝이 개운치 않다. 권위 있는 해외 학자 유치를 표방한 작업이 '안방 잔치'로 끝난 데다 오 이사장이 이 연구원 설립을 주도한 설립위원장이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이날 오 이사장을 초대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오 이사장은 1984년부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자연과학대학장,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장을 지냈고 지난 1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대통령의 재가가 나면 기초과학연구원이 출범하는 23일께 정식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과학연구원장은 2017년까지 정부 예산 5조2,000억원이 투입되는 과학벨트에 들어설 50개 연구단과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지휘하는 자리다. 그래서 교과부는 "세계적인 석학을 모셔오겠다"며 지난 7월부터 저명 과학학술지 에 원장 공모 공고를 냈다. 원장 후보에 오른 31명 가운데 해외 학자는 순수 외국인(6명)과 한인 과학자를 합해 10명 안팎이었다. 하지만 유력 후보로 거론된 김영기 미국 페르미연구소 부소장이 가족 모두 한국에 오기 어렵다는 이유로 막판에 고사하는 등 결국 최종 후보 3명 중에 해외 과학자는 아무도 끼지 못했다.

이와 관련 오대현 교과부 기획조정과장은 "원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국내 연구기반이 없는 사람이 초대 원장 업무를 수행하기 힘들다고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당장 "그런 논리라면 해외 학술지에 공고는 왜 냈는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설립위원장이 초대 원장이 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교과부는 원장후보추천위가 설립위와 별도 조직이며, 오 이사장은 설립위원장으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대학, 학술재단 등에서 풍부한 행정 경험을 쌓은 점을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대학 교수는 "설립위는 규정 마련 등 연구원 출범을 위한 기초공사를 하는 곳"이라며 "원장 후보 발굴을 제대로 못해 설립위원장을 초대 원장에 앉힌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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