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원정대의 실종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산악계에 또 비보가 전해졌다. 히말라야 촐라체(6,440m) 북벽을 오르던 김형일(44), 장지명(32)씨가 11일 오후 4시15분(이하 현지시간) 추락해 숨졌다. 후원사인 K2는 13일 "원정대를 이끌던 김 대장과 장 대원이 해발 6,000m 지점에서 추락했다"고 확인했다. 시신은 12일 오전 9시 4,7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촐라체 원정대(K2 익스트림팀)는 지난달 20일 북벽을 오르기 위해 출국했다. 등반 시작점(4,900m)부터 정상까지 추가 베이스캠프 설치 없이 단 36시간에 왕복하는 알파인 등반이 목표였다. 원정대는 원래 고소적응을 마친 뒤 이달 초 등반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지난달 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박영석 원정대 수색에 참여하면서 일정이 늦춰졌다.
김 대장은 2005년 네임리스타워(6,239m)를 시작으로 히말라야 지역에 신루트 3개를 개척한 한국의 대표적 거벽 등반가다. 2009년 파키스탄 스팬틱골든피크(7,027m)에 코리안 루트를 뚫은 것은 한국 산악계가 7,000m 이상에서 일군 최초의 알파인 스타일 등정 기록이다. 마지막 도전이 된 촐라체 북벽은 경사 60~70도 이상의 암벽이 1,500m 이상 이어지는 벽이다.
K2는 마지막 무전 내용을 바탕으로 "두 사람은 비바크 장소로 예정했던 얼음동굴을 찾지 못하고 경사각 80도인 지점에서 쉴 곳을 찾아 헤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가족과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14일 오전 네팔로 떠난다. 사고대책본부는 시신을 화장하지 않고 국내로 운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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