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번개'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가 '신시장 개척'을 선언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 100m 200m 400m계주 3관왕 볼트가 내년 런던올림픽에선 이들 3개 종목과 함께 1,600m계주까지 석권하겠다고 밝혔다.
볼트는 13일(한국시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선정한 '올해의 육상선수'에 뽑힌 이후 외신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1,600m계주는 4명의 주자가 400m트랙을 한 바퀴씩 이어달리는 경기다. 볼트의 400m 최고 기록은 2007년에 세운 45초28. 마이클 존슨(미국)의 세계신기록(43초18)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느린 행보다. 현역 최고인 라숀 메릿(미국ㆍ25)의 43초75에도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볼트의 매니저 리키 심스는 "볼트가 지난해 비공인으로 43초58을 찍었다"며 힘을 실었다.
볼트가 만약 이들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1984년 LA올림픽에서 칼 루이스(미국) 이후 28년만에 육상 4관왕에 오른다. 칼 루이스는 당시 100m 200m 멀리뛰기 400m계주 4관왕에 올라 1936년 베를린올림픽 제시 오웬스(미국)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따라서 런던올림픽에서 볼트의 1,600m계주 도전은 육상사상 미증유의 도전인 셈이다. 또한 자메이카 남자 1,600m 계주대표팀에는 60년 만에 금메달을 안기게 된다. 자메이카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이 부문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역대 단일 올림픽 사상 최다 금메달리스트는 1928년 파리올림픽에서 파보 누르미(핀란드)가 기록한 5관왕이다.(1,500m 3,000m 5,000m 크로스컨트리 개인, 단체)
한편 볼트는 요한 블레이크(22ㆍ자메이카)와 다비드 레쿠타 루디샤(23ㆍ케냐)를 따돌리고 2008년과 200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올해의 선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볼트는 "올해는 정말 어려운 1년이었기에 상이 더욱 의미가 깊다"며 "내가 기울인 노력이 보답을 받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육상선수 여자부문에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허들 챔피언 샐리 피어슨(25ㆍ호주)이 차지했다.
피어슨은 올 시즌 출전한 11차례의 여자 100m 허들 경기에서 10차례나 우승했다. 피어슨은 "조국인 호주와 오세아니아 대륙에 모두 의미가 큰 상이다. 나의 수상이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을 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 '국제육상도시' 선정
IAAF는 이와 함께 2011 세계 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구시를 역대 4번째 '국제육상도시'에 지정했다. 국제육상도시는 IAAF가 세계육상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도시를 집행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한다. IAAF는 앞서 헬싱키(1983년) 슈투트가르트(1993년) 예테보리(1995년)를 국제육상도시로 선정한 바 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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