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하루가 지난 11일 가채점을 한 고3 수험생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았다. 올해 수능이 쉬워 대부분 점수가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점수가 올라 작은 실수로 등급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수도여고 3학년 교실. 채점이 끝난 후 몇몇 학생은 채점 결과에 실망한 듯 책상에 엎드리거나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은 개운한 표정으로 삼삼오오 모여 어려웠던 문제나 입시학원의 수능 점수 전망을 화제 삼아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학생들은 "언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6, 9월 모의수능 때보다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 상위권이었던 수도여고 신모(18)양은 "수능이 생각보다 쉬워 총점이 9월 모의수능 때보다 10점 정도 올랐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은 다 비슷해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산구 이촌1동 중경고 3학년부장인 이종헌 교사(48)는 "학생들이 대부분 9월 모의수능 때와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점수가 오른 탓에 등급이 내려갈까 봐 걱정이라는 학생도 있었다. 평소 성적이 중하위권인 수도여고 이모(18)양은 "이번 수능에서 점수는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며"9월 모의수능 때보다 점수는 영역별로 10~20점 올랐지만 등급은 5, 6등급에서 한 두 등급씩 내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송파구 오금고 3학년 김모(18)군도 "평소 모의고사보다 언어 점수가 약간 떨어졌는데 등급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교사들은 "중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실수 한 두 개 때문에 등급이 바뀌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실제 점수와 등급이 나오기 전까지 혼란스러워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수도여고 3학년 담임인 조남이(55) 교사는 "서울 중위권 대학을 목표로 했던 한 학생이 점수가 20점 정도 떨어졌다고 상담을 해왔는데 원점수가 떨어진 학생의 등급은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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