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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비메모리 반도체로 제2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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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비메모리 반도체로 제2 도약"

입력
2011.11.1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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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이 11일 SK텔레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음 주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작업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전날 본입찰에서 SK텔레콤이 최저매각기준가격 이상을 써냄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10% 정도 얹어 3조3,000억~3조4,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대략 이 가격 부근에서 최종 매매계약이 성사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14일 하이닉스 이사회의 신주발행 결의를 거친 뒤 신주발행 가격을 확정하고 곧바로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매각일정을 최대한 단축할 방침이어서 이런 속도라면 내년 1월에는 하이닉스가 SK품으로 완전히 넘어가게 될 전망이다.

하이닉스 인수가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이제 시장의 관심은 ▦SK텔레콤이 막대한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인수 후 어떤 청사진으로 반도체사업을 꾸려나갈 지에 쏠리고 있다.

사실 시장 일각에선 여전히 SK텔레콤의 자금동원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주파수경매에서 KT와 치열한 접전 끝에 1.8㎓대역을 따냈는데, 그 비용만 1조원에 달한다. 또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위한 통신망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하이닉스 인수까지 포함하면 2013년까지 최소 5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한데, 아무리 탄탄한 SK텔레콤이라해도 이 정도 금액을 조달하려면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란 지적이다. 무디스도 이런 점 때문에 이날 SK텔레콤의 등급하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측은 이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현재 즉각 동원할 수 있는 현금만 2조원이 넘는데다, 최상위 신용등급(AAA)을 보유한 만큼 저금리 차입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 대가나 4세대 투자비용 등은 수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당장 큰 돈이 필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그리고 10년 가까이 채권단 관리하에서 제대로 시설투자를 하지 못한 하이닉스의 사정상, 인수 후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인수대금 3조원 중 신주발행대금 2조원 정도는 하이닉스로 들어가기 때문에 향후 투자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하이닉스 자체 영업이익으로도 투자재원은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하이닉스 운영전략과 관련해, SK텔레콤은 메모리 보다는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쪽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2위 메모리반도체 회사이지만, 메모리는 최근의 가격하락이 말해주듯 변동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부가가치 높은 통신용 비메모리 반도체 쪽 비중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산업의 수요가 컴퓨터에서 모바일이나 스마트기기쪽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통신사업자가 반도체시장의 수요와 트렌드를 가장 잘 알 수 있다"면서 "통신과 반도체 융합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도"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우선 양사간 시너지 제고에 주력하되 국가기간산업인 반도체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SK그룹은 16조원 자산의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 자산총액(작년 말 현재 97조원)이 110조원을 훌쩍 넘겨 재계 3위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게 된다. 2위인 현대차그룹은 126조원대다.

아울러 정유와 통신 등 내수산업 일변도였던 그룹 사업구조에 수출산업(반도체)이 추가돼 내ㆍ외수균형을 이루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는 내수위주의 사업구조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은 적이 거의 없다"면서 "반도체가 추가됨으로써 사업구조가 다각화되는 장점은 있지만 동시에 외부변수에 노출되는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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