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봉 1달러 CEO(최고경영자)들이 새삼 주목 받고 있다. CNN머니 인터넷 판은 10일(현지시간)"월가의 임원들이 천문학적 연봉을 받으며 빈축을 사고 있는 가운데 주요 IT 기업엔 연봉을 1달러만 받는 CEO와 임원들이 여럿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애플의 창업주이자 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 잡스가 97년부터 최근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년 연봉 1달러를 받은 사실은 유명하다. 재직 중 보너스도 전혀 받지 않았다. 최근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가 그의 재산을 70억 달러로 추정했지만 사실 이는 대부분 애플이 아닌 월트디즈니사에 투자한 그의 지분 평가액이다.
최근 휴렛패커드(HP)의 CEO로 임명된 멕 휘트먼의 연봉도 1달러다. 내년 말 이전에 해고되면 퇴직금도 단돈 1달러 50센트만 가져갈 수 있다. 퇴직금을 연봉의 1.5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경영 성과에 따라 현금 등 보너스로 600만달러까지 받을 수 있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클의 창업자이자 CEO 래리 엘리슨도 표면상으론 연 1달러만 받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현금보너스가 1,330만달러에 스톡옵션도 6,270만달러나 돼 실제론 미 IT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래리 페이지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회장 에릭 슈미트도 2005년 이후 연봉은 1달러씩 받고 있다. 다만 이들은 모두 지난해 말 전 직원에게 지급된 연말 보너스 1,785달러를 받았다. 슈미트 회장은 경호를 위해 26만8,012달러, 항공료 4만3,421달러 등을 별도로 받는데다가 매년 상당한 배당금과 스톡옵션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머니는 "CEO들 대부분이 엄청난 규모의 스톡옵션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경영 성과가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라며 "1달러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인 것인 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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