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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철학자 강신주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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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철학자 강신주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 펴내

입력
2011.11.1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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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시대/강신주 지음/사계절 발행·320쪽·1만5,000원

관중과 공자/강신주 지음/사계절 발행·304쪽·1만5,000원

철학자 강신주씨는 연구보다 대중 강연과 저서로 이름을 알렸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 vs. 철학> 등 동서양 고전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저서는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었다. 이런 이력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그를 '현장 철학자', '대중 철학자'라고 말한다.

대중적인 인기와 달리, 학계에서 철학자 강신주는 비주류로 불린다. 그는 2004년 노자(老子)가 전체주의ㆍ국가주의 사상의 원조라는 주장을 담은 <노자: 국가의 발견과 제국의 형이상학> (태학사 발행)을 썼다. 도덕경을 잘 음미해보면, 노자는 강력한 국가주의를 절대시한 사상가라는 것이 그의 해석이다. 노자 읽기가 그러하듯, 다른 동양고전에 대해서도 튀는 발상, 대담한 주장을 많이 던졌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철학자들의 사유를 정리한 <제자백가의 귀환> 시리즈는 이런 배경에서 쓰였다. 그는 "제자백가 철학은 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들어있다. 통합된 담론이나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없는데도 국내에서는 '일관된 질서가 있다'는 식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1권 <철학의 시대:춘추전국시대와 제자백가> , 2권 <관중과 공자: 패자의 등장과 철학자의 탄생> 이 출간됐다.

강씨가 제자백가의 경전을 읽기 시작한 것은 20여년 전부터다. 책을 기획하고 쓰는 데는 7년이 걸렸다. 제자백가 사상을 일일이 풀어 퍼즐처럼 맞추는데 시간이 걸렸단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사상가들은 태어나서부터 전쟁을 겪고, 죽어서도 전쟁이 끝나지 않는 시대를 살았다"며 "자본주의, 대의민주주의, 가족제도 아래 살고 있는 현대인이 2,500년 전 제자백가 사상을 이해하려면 대하드라마 같은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권은 워밍업에 해당하는 책으로 제자백가 철학자들을 다루기 전 그 시대적 배경과 사상사적 문맥을 설명하는 부분이 주를 이룬다. 이들이 활동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정치, 사회, 사상적 분위기를 소개하고, 그 이전 상나라와 주나라 시대의 역사적 흐름을 정리한다. 철학자들의 지적 토대가 된 '주역' '춘추좌전' '시경' 등 고대 경전을 읽고 제자백가 사상사의 계보학을 훑는다.

2권에서는 관중과 공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자백가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개별 사상가에 대한 평가도 주류 해석과 다른 점이 많다. 예컨대 <관중과 공자> 에서 저자는 공자보다 관중에 무게를 더 실었다. "관중은 춘추전국시대 정치사상의 기본 틀을 만든 사상가"이며 "공자는 관중이 되고 싶어했다"는 것이 강씨의 주장이다. 그는 "공자는 관중에게서 영향을 받았다"며 "공자를 제자백가의 시작으로 보는 것은 유학에 경도된 사람들의 관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제자백가 사상가 재평가 작업은 이번 시리즈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3년간 총 12권이 나올 예정인데, 손자 오자 묵자 양주 상앙 맹자 노자 장자 혜시 공손룡 순자 한비자 등 제자백가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이 모두 소개된다. 개별 사상가들의 사상만 따로 떼어보는 것이 아니라 제자백가라는 전체 퍼즐 속에서 사상가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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