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했다. 지난해 7월 이후 2, 3개월 간격으로 5차례 금리인상 행진을 이어왔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발목이 잡혀 5개월째 제자리 걸음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그리스에서 이탈리아로 번지는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두드러지면서 금리 인상은 당분간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여 금통위의 물가 부담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월대비 3.9%를 기록해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0.2%가 떨어져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연중 최저로 떨어졌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금리 인하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내년 상반기"(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가 인하 시점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현재로선 금리 동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유럽위기가 더 두드러진데다 물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인하로 얻을 플러스 요인도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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