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어려워져요."
탁구 남자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유남규(43) 감독이 2012 런던올림픽 엔트리 마지막 1명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유승민(29ㆍ삼성생명)과 김민석(19ㆍ인삼공사) 둘 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티켓 경쟁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 감독은 "사실 둘 중 한 명이 처지면 일찌감치 마음을 정하려 했는데 지금은 정말 알 수 없게 됐다. 내년 3월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6일 끝난 월드팀컵이 유 감독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이 무릎 부상을 딛고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5위인 유승민은 8강전에서 세계 9위 블라디미르 삼소노프(벨라루스)를 제압했다. 또 결승전에서는 세계 1위 마롱(중국)을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유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긴 했지만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탁구대표팀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김민석도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김민석(세계 28위)은 결승전에서 쉬쉰(8위)과 박빙의 대결을 펼치며 아쉽게 2-3으로 패했다. 유 감독은 "구질이 좋고 배짱도 있어 장래가 밝다. 특히 김민석은 유승민과는 달리 젊은 탁구를 구사해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과 김민석의 치열한 대결구도 탓에 대한탁구협회도 아직까지 올림픽 출전 선발 방식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시드 2번 배정을 위해 유리한 선수를 뽑겠다'는 큰 틀의 원칙은 세웠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2번 시드를 받아야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피하면서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은 현재 랭킹포인트에서 독일에 뒤져 3위 수준에 있다. 독일 상위랭커 3명의 포인트는 7,472점이다. 한국은 올림픽 티켓을 따낸 주세혁(삼성생명)과 오상은(인삼공사), 유승민의 포인트를 합치면 7,368점으로 독일에 104점 뒤져 있다. 랭킹이 처지는 김민석을 대입한다면 포인트 차는 더욱 커진다. 유 감독은 "앞으로 그랜드파이널과 프로투어 대회가 많이 남아있다. 일단 두 선수가 최대한 포인트를 많이 따서 독일을 따라잡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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